Job Ready Program.

2020. 7. 6. 12:12Daily Moments

예이-

으아. 드디어 잡레디프로그램이 끝났다.

2019년 7월 8일에 접수를 해서, 오늘 2020년 7월 6일로 끄읏!

졸업비자 승인은 사실 작년 2월 7일이었으니 사실 아주 잽싸게 움직였다면 올해 코로나 터지기 전에도 끝낼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나는 그때 학생때부터 쭈욱 해오던 캐주얼잡을 하면서 편하게 지내고 있었지.

 

그러다가 잡레디를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면서, 풀타임잡을 열심히 알아보았으나... 제과제빵 경력도 안 만들어놓고, 이쪽으로 풀타임잡을 구하려고 하니 어디 그게 맘대로 되나. 이력서 내고 한숨쉬고 자책을 하면서 한달 두달, 틱톡틱톡 시간은 자꾸만 가고...

그러던중, 기회는 늘 한꺼번에 온다는 말을 증명하듯, 두군데에서 인터뷰도 하고 좋은 결과를 받았다. 먼저 잡오퍼를 받은 곳은 워킹때 종종 갔던 에얼리비치 근처에 있는 해밀턴 아일랜드 빵집.  전화 인터뷰를 2번 했는데, 빵집 매니저랑 통화하면서 느낌이 좋았어서 그래 가볼까... 했는데.  내가 퀸즐랜드를 참 좋아하지만, 섬에 갇혀서 워킹 온 젊은이들과 함께 일을 할 생각을 하니... 워킹때 정말 재밌는 경험도 많이 했고, 아직도 너무 그립고, 내가 호주에 다시 오게된 이유가 바로 그 퀸즐랜드에서의 삶때문이지만, 이미 그 단계를 다 거쳐온 나로선 너무나 망설여졌다. 

 

그러던중 멜번의 한 케이터링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페이스트리 쉪 잡오퍼를 받게 됐다. 

캐주얼로 일하던 삐까뻔쩍 블링블링한 케이터링 회사랑은 전혀 다른 느낌의 회사였지만, 매니저분도 넘 푸근하고 재치있고. 일하는 사람들도 유쾌해 보였다. 문제는 일이 오후 3시에 시작해서 12시에 끝난다는것. 사실 이 직업을 선택한 이상 꼭두새벽에 일하는 건 당연지사라... 새벽보단 괜찮겠다 싶었다. (하지만 여기도 함정이 있었는데, 12시에 끝나는 날이 아주 드물었다는 점... 일찍 끝나는 날도 아주 가끔 있었지만, 어쩔땐 새벽 3시에도 끝났다.)

그럼 해밀턴 빠이. 대신에 차를 사기로 결정했다.  이때의 결정에 대해선 아주 조금 미련이 남는데, 이때 지방에 갔었더라면 다음 비자를 진행하는데 있어 좀더 유리했을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한건 5월 20일.

1년동안 해야하는 프로그램이고, 접수는 7월에 했어도 접수일로부터 3개월 전의 경력은 인정받을수 있으므로 나의 JRP 종료 예상 시간은 사실 올해 5월말이었다. 이게 1년은 무조건 지나야만 하는 프로그램인지라. 그러나 TRA는시스템을  리뉴얼하고선 감감무소식. 접수한지 4개월이 지나도 연락이 한통도 없더니 12월 말에, 그것도 크리스마스 휴가가 시작되기 직전에 드디어 메일 한통이 왔다. 이때 재촉메일을 보내기도 애매했던게, 프로세싱 기간이 90일 정도 걸린다고 아예 으름장을 놓아둔 상태고, 메일 계속 보내면 더 늦어진다는 식의 문구도 있었다. 믿지 말았어야 했어. 계속 재촉을 해야지 그나마 연락을 받는거였다.

 

그새 나는 시드니의 호텔로 직장을 옮겼는데, 일을 하고 또 차 번호판도 바꾸고 보험도 바꾸고 뭐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기도 했고. 직장을 옮긴걸 신고하는걸 좀 미루게 되었다. 왜냠 또 그걸 작성한 후 프린트를 해서 스캔을 한담에 이멜을 보내야하는 아주 귀찮은 시스템인데.. 도서관도 멀고 오피스웤도 멀고... 그래서 뭐 페이슬립으로 증명하면 되겠지 뭐 이러면서 또 한두달을 흘려보냈다. 그런데... 신고한 당일로부터 일한 시간이 증명된다는 무서운 소식을 듣게 되었고... 아뿔싸... 이 프로그램을 쫑내기 위한 1725시간을 채우기가 불가능해져 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끔찍... 

 

여튼 할수 있는건 하자해서 계속 나의 TRA 담당자와 메일을 주고 받았다. 이것도 굉장한 인내가 필요하다. 늘 업무가 마무리되는 금요일에 나에게 메일을 보내는데... 그럼 내가 답장을 해도... 또 한주가 지나고... 또 얄궂게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담당자가 답장을 줬다. 이건 호주 워킹때 십년전에도 겪어봐서 놀랍진 않지만... 뭐 내 주변 친구들은 3개월째 답장을 못 받았다고 하니...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편.  담당자에게 새로운 직장의 시작일로 내 일한 시간을 인정해 줄수 있는 방법은 없겠냐며 메일을 보낸 상태였지만, TRA웹사이트에 아주 명확하게 NO라고 나와 있어서 살짝 포기한 상태였다. 이렇게 되면 3개월치 시간이 날아가게 되는 상황. 이것또한 해마다 업데이트 되는 그 가이드라인을 새로 확인하지 않았던 나의 불찰때문이었다.

 

나는 2018년에 출력한 20페이지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출력해서 읽고 또 읽고, 형광펜으로 색칠도 하고 별표도 쫙쫙 그려넣고 보물처럼 보관하고 있었는데 - 이땐 직장을 옮기고 신고한 날로 부터 인정된다는 저 얘기가 안 들어가 있었다. 허술한 웹사이트의 FAQ에는 있었지만. 2019년 가이드라인에는 저 얘기가 아주 친절하게 들어가 있더라... 와... 배신감... 그래 다 내 잘못. 인정. 

하지만 이때 느낀 좌절감은 사방에 나를 위한 함정들이 곳곳에 파져있구나 뭐 이런 느낌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가 터졌고. 3월말 VIC랑 NSW 보더가 막힐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급 멜번으로 내려가기로 결정을 했다. 이때 친한 친구가 새집을 장만해서 이사가기 직전이었는데, 이사하는것도 도와주고 싶었고 또 일도 없는 상태에서 시드니에서 렌트비를 내면서 지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작년 9월말에 새가슴을 부여잡고 붕붕이와 960키로를 달려서 올라온 시드니인데. 막상 떠나려니 마음이 뒤숭숭했지만. 보더가 닫히네 마네 뉴스에서 하도 난리법석을 떨어서... 3일만에 결정하고 짐을 구겨넣고... 출발. 운전을 여전히 무서워하는 나로선,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고 이 현실을 믿을수가 없었지만, 여튼 막상 출발하니 오예 로드트립- 태민이의 목소리와 함께 하는 하이웨이.  :D 그리고 왠지 모르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즐겁기도 했다. 게다가 친구가 멜번에서 3시간 거리에 떨어진 지역으로 마중을 나와준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달렸다.

 

차가 쪼꼬미라 2~4시간마다 한번씩 쉬었는데, 이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왠만해선 안 받지만, 느낌이 TRA인거 같아서 잽싸게 받았는데 오...브라보.. 나의 상냥한 담당자 카밀라가 친히 전화를 해서 코로나로 인한 나의 상황에 대해서 물어봐 주었고, 나는 또 구구절절 - 이거 전에 된통 당해서 안 하기로 해놓고선 성격 못 고친다- 스탠다운 통보받아서 일 3개월동안 없대... 이 프로그램을 시간안에 맞출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래도 내가 문의했던 경력이 인정이 된다면 참 좋을것 같아... 난 일이 없어서 내가 원래 살던 멜번으로 가는 중이야... 뭐 이런 얘기를 또 다 내뱉었다. 다행히 마음이 따뜻한 담당자는 나를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했고, 자기 수퍼바이저랑 상담하고서 연락을 준다고 했다. 이 전화 또한 굉장히 의외의 일이었는데, 일년 넘게 이걸 진행하면서 이메일이 아닌 전화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닿을수 없는 TRA. 한번 전화를 시도한 적은 있었으나, 문의량이 많아서 안 받겠다며 자동응답으로 공지하면서 냉정하게 끊김. 

 

여튼. 멜번에서 즐거우면서도 불안한 생활을 3주정도 이어가던중...  신고 전의 일한 시간이 인정되었다고 카밀라에게 연락이 왔다. 오 카밀라.

그리하여 나는 3단계를 신청할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게 되었다. 심지어 이것도 아직 확정은 아니었다. 그 전에 또 관련 서류를 내고 그걸 보내고 검토받은 후에나 할수 있는것. 프린트를 해야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도서관도 안하고.. 친구 집이 주거단지라 차를 타고 20분 정도 달려야 나오는 오피스웤. 그리고 또 코로나로 인해 30분 넘게 줄을 서서 겨우 5장의 서류를 출력받았다. 하아... 21세기에 이게 무슨일이야. 출력-사인-스캔-전송 시스템. (아 올해 6월부터 또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돼서 이제 이 짓을 안해도 된다더라. 새로 하는 분들은 참으로 편리하겠다.)

 

여튼 이 서류를 무사히 넣고. 나는 3단계를 위해 시드니를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너무 가기 싫었지만... 간간히 시프트가 나온다는 얘기를 내가 멜번 온 당일에 들었고(장난하나...) 3단계는 내 직장에 심사관이 와서 나를 관찰하는 식으로 진행히 되기때문에... 움직일수밖에 없었다. 붕붕아 또 가자 시드니... 960km... 

 

그러나 또 코로나로 인해 이것이 화상인터뷰로 바뀌게 되었다.

음... 여튼 선례가 없는 일이라 너무 공포스러웠지만... 나로선 차라리 좋은 기회였다. 말단으로 호텔 페이스트리 팀에서 일하다보니, 쉪으로 인정받기에는 좀 애매한... 베이커로서의 일들을 하고 있었기 때문. 이것도 진정한 베이커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내가 쉪이다'라기엔 도통 자신이 없었다. 물론 디플로마 받고서 쿡이네 쉪이네 이걸 규정짓는것 자체가 좀 아리까리... 하지만. 그리고 페이스트리는 되네 안 되네 이런 말들도 많았다. 왜냠 쿡, 페이스트리 쿡, 베이커가 쉪의 하위 카테고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카밀라가 잽싸게 움직여준 덕분에, 6월 10일에 화상인터뷰 날이 잡혔고, 폭풍검색후 한달 전에 인터뷰를 하셨다는 분이 친절하게 그때 받은 질문에 대해서 블로그에 올려주셔서 좀 참고를 할수 있었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나도 나중에 올려보고 싶은데, 왠지 다시 직접 방문으로 바뀔듯...

 

여튼 미칠듯이 긴장되고 떨렸지만 - 왜냠 나의 일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호텔은 뭘 다 사다 써서, 그냥 굽고 장식만 하면 되는 그런.. 좀... 쉪이라 하기엔 너무나 애매했다 - 미리 질문과 답변을 준비해 보았다. 인터뷰는 현직 테잎 커머셜쿠커리 강사로 계신 리차드 할아버지가 해주었는데, 마지막에 자기가 이런 답변들을 들어서 행복했다라며 나에게 아주 큰 안도감을 주셨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이거 하기전에 인터뷰 장소에 나 말고 누가 있는지, 컨닝을 하는지 체크한다고 해서 방을 싹다 치워놨는데, 그건 안 하더라. 휴... 여튼 지금 생각해도 긴장됐던 한시간 동안의 화상 인터뷰. 이걸 준비하면서 나 요새 참 걱정없이 편하게 살았구나... 나 자신을 돌아봤다. 아 이것이 이렇게 떨렸던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는데... 이 인터뷰가 2000불 짜리였기 때문이지. 망하면 저 돈 또 내고 다시 봐야했다... 수입도 없는데 실패하면...으... 내 자신이 넘 미울것 같았다.

 

그리하여 6월말에 인터뷰 결과가 잘 나왔다는 메일을 받았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0시간 정도가 모잘랐지만 - 우리 카밀라가 최고 - 마지막 4단계(이것도 150불) 를 접수했다. 카밀라가 자기가 넘 바빠서 3주뒤에 승인 결과를 보내줄수 있을것 같다고 했다.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어차피 빨리 나와도 내가 이걸로 뭐 할수 있는게 없기 때문에... 감사히 오케이 하고 기다렸는데... 응? 까밀라가 오늘 아침, 7월 6일에 결과를 보내주었다. 일부러 그러는건가? 서프라이즈 해줄라고? 

 

그래서 정리하자면,

2019.2.7.....JRP Step1: PSA 승인

2019.7.8.....JRP Step2: JRE 신청

                      - 2019.5.20~7.8 일한 시간 인정받기 위해 Prior Employment Claim 서류 보냄

                     - 깜깜무소식... 12월 중순에 연락이 옴.. 호주 직장인들 1월 초 혹은 중순까지 휴가다... 또 한달 날아감.

                     - 일 잘하고 있다고 리포트 보내야 하는거 보내고 또 연락 기다림.

2020. 5.7.....JRP Step3: JRWA 신청

                     - 2020. 6.10.....JRWA  화상인터뷰

                     - 2020. 6.30.....JRWA  화상인터뷰 패스했다고 연락옴

2020. 7.3..... JRP Step4: JRFA 신청

2020. 7.6.....Final outcome 받음

 

끄읏- 이제 정말 끝!

휴.. 드디어 산 하나 넘었다.

여전히 이걸로 뭘 할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이제 PTE. 

후후 그리고 시험은 내일이지... 그래서 난 블로그를 하고 있지...ㅎㅎㅎ 한결같은 나. 

 

그리고 나의 비자가 나를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고 있다. 카운트다운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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