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bulk, Victoria

2018. 5. 23. 16:54Travel

 

 

올해부터 에어비앤비 여행을 하는데 엄청난 재미를 붙이고 있는데, 올해만 벌써 6군데를 다녀왔으니 할말 다함. 

친구들이 멜번으로 놀러오면서 처음으로 빠져들게 됐는데, 가격 대비 좋은 집들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갈 생각들을 하니 벌써부터 너무 신난다. 학생 신분에 저축을 꼭 하지 않으면 안 될 나이인데도 아직 철없이 돈만 생기면 놀 궁리. 

 

최근에 다녀온 곳은, 차없이 정말 온리 대중교통만 이용해서 다녀온 몽벌크(Monbulk)라는 멜번 외곽의 단데농의 숲속(Dandenong Range)에 위치한 곳이다. 단데농 지역에 꽤 많이 다녔지만, 이곳은 특별한 관광지는 아니어서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 만약 차가 있었더라면 퍼핑빌리(Puffing Billy)로 유명한 올린다(Oinda)에서 10분, 사사프라스(Sassafras)까지 15분 정도밖에 안 떨어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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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다와 사사프라스에는 Miss Marple's Tearoom이라는 유명한 스콘집과 귀여운 상점들이 있다. 내가 애정하는 예쁜 프랑스 소품가게와 벽난로가 매력적인 카페, 빈티지 가구 소품샵이 있다. 볼거리가 많은건 아닌데 단데농에 왔다면 꼭 들려줘야 하는 곳들. 스콘은 우리가 보통 먹는 식감은 아니고 스폰지 케익같은 느낌인데, 개인적으로 딱히 맛있진 않았지만 영국 시골 할머니네 놀러간 기분이 들게하는 인테리어때문에 인기가 많은듯. 포실포실 따끈해서 라즈베리잼이랑 크림 발라서 차랑 먹으면 괜히 행복해지는 기분도 든다. 잼이 달긴 참 단데, 그래서 그런지 맛있다. 스콘보단 잼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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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핑빌리는 증기기관차를 타고 사진을 찍는 멜번 근교의 유명 관광지이다. 아주 예전에 날이 좋은 가을에 친구들과 함께 갔었는데,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가면 좋을 곳이다. 편도로 기차를 타서 에메랄드 공원에 내리면 호수에서 페달보트도 타고 산책을 즐길수 있다. 단데농 지역은 특히 가을이 예쁜듯.

 

 

 

차로 가면 멜번시티에서 한시간 반이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친구와 나는 트레인과 버스를 탔기에 플린더스 스트릿스테이션(Flinders Street Station) 기준으로 대략 2시간 정도 걸렸다. 버스로 숲길을 달리는 건 꽤나 매력적이지만, 운전기사에 따라 멀미 주의... 

 

월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버스엔 주로 친구와 나뿐이었다. 구글이 알려주는 대로 내려서 좀 걸어야 했는데,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정확한 집주소를 당일 아침에 알려줘서 얼마나 걸어야 할지 사실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구글은 10분이라고 알려주길래, 뭐 이정도야 껌이지 했는데.... 음... 상당한 비포장 오르막도로가 우리를 맞이했다. 점점 호흡이 가빠지고 땀이 나고, 예상에 없던 등산이라 당황스러웠지만 풍경은 진짜 아름다웠다.

 

구글맵을 켜고 갔는데, 구글맵에 당해 한두번 길을 잘못 들어선게 아니라 신중에 신중을 기해~ 집주소도 안 써있었지만 운좋게 돌아가는 길을 피해 집의 후문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았다. 구글맵엔 나오지도 않는 길... 차 없이 호주 근교 지역을 여행하는 건 사실 쉽지 않은 일이지. 여튼 해냈다.

 

이 길을 넘어서니 사이트에서 본것 같은 집이 보였고, 키패드를 이용해 드디어 입성!!!

사진으로 미리 보긴 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집이 너무 풍경이랑 잘 어울려서 기뻤다.

다시 내려가 장을 볼 생각을 하니 근심과 걱정도 몰려왔지만 단돈 $4.30에 왔으니 우리의 체력에 감사를 하며 집 탐방 시작!

 

오가며 예쁜 집들을 볼때마다 '와 하루만 지내보면 좋겠다' 했는데 뭔가 바람대로 됐달까! 넓은 창과 원목, 흰색 패브릭에 분위기를 로맨틱하게(음... 친구와 함께였지만) 만들어주는 초들. 내 취향과 달리 엄청 러블리한 집이 펼쳐져 있었는데 친구랑 둘이서 이박삼일을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지낼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끝내야하는 숙제와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다 좀처럼 없던 두통땜에 난감했는데 비상약도 구비되어 있어서 더욱 좋았다. 

 

 

 

 

 

   

 

 

나의 로망, 난로!

 

난로는 처음 이용해 봤는데, 종이가 없어서 상점가 슈퍼에서 구해와야 했다. 계속 실패하다가 종이가 몇장 남지 않았을때! 퐈이어~ 

불 피우기 성공! 호스트가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둬서 집이 훈훈하긴 했지만 워낙 창이 크고 추운 날이어서 필사의 힘을 다해 불을 지핌. 

 

쏘 로맨틱~ 그러나...

 

이 집을 택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였던 스파 시설도 대만족. 분위기 잡는다고 초를 켜뒀더니 촛농이 욕조로 흘러 입욕제와 하나가 되어 엉망진창이긴 했지만, 간만에 뜨끈하게 마사지. 근데 이게 이인용인지 욕조가 참 커서 욕조에 물 한번 받으니 뜨거운 물이 쫑나는 바람에 친구는 샤워도 못 하고 자야 했다. 흐흐. 장단점이 있다.

 

주방은 서랍이 참으로 많아서 열때마다 원하는 게 안 나와서 좀 짜증이 났지만, 떠날때 되니까 적응이 됐다. 담에 또 갈거니까 그때는 좀 익숙하겠지? :p 오븐도 잘 돼서 그릇에 담아 온도만 맞추고, 다 먹고 식기세척기에 넣으니 세상 편하고. 딱 한가지 아쉬웠던 건, 대부분의 에어비앤비는 주로 간단한 아침, 과일이나 음료를 호스트가 준비해 두는데 그게 하나도 없어서 좀 아쉬웠고, 호스트와 게스트 물품이 좀 분리가 안 되어 있어서 헛갈렸다. 하지만 취향것 사서 먹으면 되니까 것도 나름대로 편했다.

 

넷플릭스도 돼서 친구에게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전파했다. 호호. 자막이 없어 좀 아쉬웠지만, 나는 여러본 본지라 친구에게 부연 설명을 해줌.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수월한 편인 1000 steps, National Rhododendron Gardens, Olind Falls에 가서 하이킹도 하고 할랬는데, 집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체력도 바닥나고, 아침에 움직이지 않으면 차편도 애매하고(우버도 찾기 힘들다), 비도 오고 해서 아주 알차게 집에서 잘 놀았다. 차를 가져가면 진짜 더할 나위없이 편하게 이동을 하겠지만, 친구랑 같이 수다떨면서(힘들다고 욕....도 좀 하고) 걸었던 길의 풍경 덕에 둘다 장단점이 있다고 하겠다.여행 중에 비도 오고, 본의 아니게 등산을 하느라 땀도 흘려서 세탁도 했는데 건조기도 있고 아주 편했고. 발코니에서 새소리 들으면서 차 한잔 하는 것도 참 좋았다. 내가 갔을땐 정원 보수 중이라(정확히 뭘 보수 중인진 모르겠지만) 가격 할인이 들어가서 인당 하루에 $60 정도였는데 5점 만점에 4.8점 정도? 

 

또 무슨 구실을 만들어 놀러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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